인터뷰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의 비전을 읽고 경영을 ‘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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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골프아이엔씨 작성일 20-04-10 09:13 조회 6,70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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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골프장경영협회 박창열 회장 


골프장은 살아 숨 쉬는 유기체와 같아 끝없이 진화하기에, 경영이라는 화두를 담보로 변화무쌍한 골프장의 생명력을 영속시키는 것이 바로 수장(首長)의 역할이다. 고객을 위한 선의의 가치를 지향하는 것은 회원제, 대중제를 막론하고 모든 골프장이 갖는 공통분모다.

그런 의미에서 눈앞의 매출 효율성만을 추구하지 않고, 골퍼의 눈높이에서 10년 20년 앞을 내다보는 경영 철학이 담긴 ‘야디지북’으로 골프장을 이끄는 오너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골프는 단기간에 승부를 내는 스포츠가 아니라, 오랜 시간을 라운드하는 스포츠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지난해부터 ㈔한국골프장경영협회를 이끌고 있는 제18대 박창열 회장을 고창 컨트리클럽 집무실에서 만나, 골프에 대한 우리가 미처 몰랐던, 그 속에 채워진 위대한 콘텐츠의 가치를 직접 들어보았다.

​지난 3월 16일, 아직 쌀쌀한 새벽 공기를 맡으며, 달려간 그곳, 바로 전북 고창에 위치한 고창 컨트리클럽이다. 이곳 집무실에서 박창열 회장을 만났다.
“골프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즐거움과 행복이라는, 단순하지만 소중한 가치를 오랜 시간 선사하고 싶습니다.”
초심(初心)을 견지하고 있는 박창열 회장이 <Golf Inc. Korea>와의 단독 인터뷰에 앞서 강조한 말이다. ‘원형보전지’ 지방세법 개정과 체육진흥기금 폐지 승소 등 골프장 업계의 고민거리였던 사안이 잘 해결되었다는 점이 취임 1년을 맞이한 박 회장의 가장 큰 업적이다.  “그동안 골프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개선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는 판결이며, 박정호 前 협회장, 우기정 협회장을 비롯해 안병균 회장(필로스 컨트리클럽), 안응수 회장(썬힐 골프클럽)의 공이 큽니다. 저는 숟가락을 얹었을 뿐이죠.” 덧붙여 “골프장에 대한 불합리한 세제와 규제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개선토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이렇듯 회원제 골프장 입장료에 부과됐던 체육진흥기금이 폐지된 점이 올해의 가장 큰 화두다. 내장객당 3,000원의 부담을 덜고, ‘원형보전지’ 지방세법 개정을 이끌어 내 골프장마다 약 5억 원, 전체로 보면 약 700억 원이 절약되는 셈이다.  지방세법시행령 제101조 제3항 제13호 개정으로 인해 종합합산과세 대상인 회원제 골프장용 토지의 임야 가운데 원형이 보전되는 임야에 대해서는 대중제 골프장 용지 임야와 동일하게 별도합산과세로 전환되는 점이다 그동안 회원제 골프장 원형보전지는 종합합산과세 대상으로 고율의 세금을 부과해 왔다. 재산세 세율은 0.2%~0.5%, 종부세 세율은 1~3%로, 대중제 골프장이나 스키장과 같은 다른 체육 용지의 원형보전지가 별도합산과세 대상으로 각각 0.2~0.4%, 1~1.6%의 세율을 부과하는 것과는 차이를 보여 왔다. 그러나 이번 지방세법 개정에 따라 지금까지 회원제 골프장 원형보전 임야에 대한 불합리한 세제와 규제가 없어지게 됐다. 뿐만 아니라 ‘회원제로 운영하는 골프장 시설의 입장료에 대한 부가금을 국민체육진흥기금의 재원으로 규정한 구 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 제1항 제3호 및 위 부가금을 국민체육진흥 계정의 재원으로 규정한 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 제 1항 제3호는 모두 헌법에 위반된다’고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판시했다. 이번 판결로 2019년 12월 28부터 골프장 부가금을 국민체육진흥 계정의 재원으로 규정한 관련 규정이 효력을 상실하며, 앞으로 해당 규정을 바탕으로 한 골프장 부가금의 수납 및 징수도 이뤄질 수 없게 됐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그동안 골프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개선하는 첫걸음이라 할 만큼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 평가되고 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괴테의 말처럼, 먼저 시작하면 유리하겠지만, 늦었어도 얼마든지 역전할 수 있는 기회는 있다. 이렇듯 협회의 숙원 사안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은 열정과 노력이고, 실패하지 않는 방법은 통찰력을 기르는 것이라 기자는 믿는다. 

공감대 형성이 조직을 강하게 만든다
박 회장은 특히 직원들이 스스로 일하는 골프장,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하고 싶은 골프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론의 소유자. 이를 위해 직원들에 대한 처우도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 최고의 매출을 기록한 터에 직원들에게 두둑한 연말 보너스를 골고루 지급했다고.
“직원들에게도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크게 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특별하게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는 하지 않지만 마음가짐과 철학을 심어주기 위해 조언은 해주는 편이지요. 예를 들어 하나를 시키면 열 개를 완수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적어도 하나 반만 달성하자는 신념을 갖자는 것입니다.”
바로 조직력과 화합이다. 젊은 시절 미국 생활에서 터득한 상식의 연장이리라. 뿐만 아니라, 박 회장은 무리한 일과를 수행해 파김치가 되는 것보다는 열정적으로 일을 즐기고 업무 시간 이외에는 다시 인생을 즐기는 사람이 되라고 강조한다.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일도 더 열심히 합니다. 하루 종일 업무와 무리하게 씨름하느 라 녹초가 된 사람들은 실적도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박창열의 색소폰 연주 모음> 6집까지 발매한 연주자이기도 한 그는 할리데이비슨 동호회 활동을 비롯해, 드럼 등의 다양한 취미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이라고 설명한다. 긴장을 풀어 줄 뿐만 아니라 몸과 정신의 감각을 동시에 되살리는 데에도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27홀을 과감히 포기하고 골퍼의 관점에서 21홀을 고수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자신의 곁에 머물러 어슬렁거리는 시운을 단박에 알아채는 것이 중요한 능력임을 알 수 있다. 고창 컨트리클럽의  탄생이 그렇다. 광주고 동문이자 모그룹이 소유하던 매립지 부지를 매각한다는 이야기를 접한 후, 지금의 고창 고전리 부지를 만나게 된 것이 바로 그 이유다. 갈대밭으로 둘러싸여 있던 염전 부지, 25만 평을 매입하게 된 것이다.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인근 8㎞ 근처에 공군 사격장이 있어, 인허가가 쉽지 않았습니다. 세종시까지 달려가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고건 국무총리에게 이 부지가 왜 골프장에 적합한가에 대한 타당성을 설명했었죠. 저희 골프장에서 7.8㎞ 인접이라 문제가 전혀 없었거든요. 다행히 고충처리위원회에서도 반대의 이유가 없다는 답변이 왔고, 문화관광부 역시 인허가 조건을 준수하고 있다고 하여, 지금의 고창 컨트리클럽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히 단기적인 이익을 포기하는 결단력도 중요하다. 부지 선정부터, 골프장 코스 레이아웃과 홀별 구조 등 박 회장의 손길이 뻗치지 않은 곳은 없었는데, 본래는 27홀을 조성할 만한 공간이 충분히 있었지만, 박 회장은 규모의 효율성보다는 골퍼의 관점에서 흥미로운 골프장을 만들기 위해 과감히 6홀을 포기하고 21홀로 조성했다.
“매출과 운영 효율성만 따진다면 무조건 27홀이 정답입니다. 부지도 충분히 넓었고요. 하지만 골퍼의 입장에서 생각했죠. 다닥다닥 붙어 있어 재미없는 그저 그런 골프장이 싫었습니다.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하게 21홀로 조성했습니다.”
향후 10년, 20년 미래를 그리며 자신만이 펼칠 수 있는 독특한 꿈을 설정하는 것이 성공의 초석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그의 지론이다. 그 결단의 완성이 바로 21홀이다. 페어웨이가 넓어 건강한 골프를 즐기면서 자연스레 운동할 수 있는 곳, 바로 고창 컨트리클럽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마치 호수를 방불케 하는 큰 폰드 덕분에 탄생한 ‘스카이 코스’로 불리는 3개 홀(파3-파4-파5홀)은 서비스 홀(1만 원 추가)이다. 18홀이 아쉬운 골퍼, 시즌 중 팀이 밀릴 때 스카이 코스 3개 홀을 활용하여 원활하게 경기 진행을 하고 있어,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운영 및 경영에 있어 최종 판단을 내리는 오너에게 더할 나위 없는 찬사는 바로 ‘결단과 추진력이 남다르다’는 말이다. ‘주변 환경을 탓하지 않고 새로운 일에 과감히 도전하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마인드’로 정의할 수 있다. 일견 평범해 보이지만 지금껏 스스로 터득하고 완벽히 지켜온 가치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가치다.


골프 사랑, 50년째 실천
광주에서 나고 자란 박 회장은 집안에서 운영해 온 가업인 대동건설을 경영했다. 이후 학교법인 우성학원 이사장과 대동갤러리 등의 대표를 맡았으나 지금은 형제들에게 넘기고, 골프장 경영에만 전념하고 있다. 젊은 시절 동양화를 직접 그렸던 박 회장은 갤러리를 운영할 만큼 미술에도 식견이 높다. 클럽하우스는 물론 골프텔 곳곳에도 수많은 그림이 그 이유를 대변한다.  건설사를 운영하던 박 회장의 부친이 어느 날 집 마당에 그물망을 치고 연습 타석을 만들었다. 박 회장이 처음 골프와 인연을 맺은 계기이자 50년 전의 일이다. 박 회장은 이때부터 “골프장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웠다. 광주에 연습장은 물론 골프장도 없던 1970년대 당시 골퍼들은 광주공설운동장 트랙 안에서 양편에 매트를 깔고 공을 쳤다. 칠  공이 없으면 다시 반대편으로 건너가 쳤다. 이렇게 연습한 뒤, 자동차로 2시간 걸리는 대전 유성 컨트리클럽에서 라운드했다. 몇 년 후 전북 익산에 팔봉 컨트리클럽(현 익산 상떼힐), 광주 공군비행장에 9홀 군 골프장이 개장했다. 박 회장은 이곳에서 잔디를 얻어와 집 마당 한쪽에 10여 평 규모의 그린과 어프로치 연습장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제가 아마 광주 최초의 설계자이자, 건설자였죠. 직접 뗏장을 가져와 잔디를 심어 집 앞 마당에 미니 골프장을 만들었으니까요.”
젊은 시절부터 박 회장은 틀에 얽매인 삶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한다고 믿는다. 박 회장은 50년 구력과 동시에 골프 사랑 역시 50년째 실천하고 있다. 
“골프는 삶의 여정과 같습니다.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죠. 나이가 들수록 함께 칠 사람이 현격히 줄어 걱정입니다. 골프채를 놓지 않으려면 건강 유지, 골프 친구를 더 만들어야 합니다.”
21홀 골프장, 골프 사랑 50년이 그를 대변하듯, 박 회장이 추구하는 혁신의 바람이 고창 컨트리클럽의 향후 50년, 더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그가 꿈꾸는 골프 사랑의 온도는 섭씨 몇 도쯤일까.


Golf Inc. Korea APR/MAY 2020 Vol.1​

글 _김성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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